중국산 저가 공세에 따른 실적 악화에다 최근 잇따른 화재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포스코에 노사갈등까지 불거지자 포항지역 사회가 노조 파업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코의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12월 2일과 12월 3일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정문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개최한다.
포스코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설립된 후, 철강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철강 산업의 미래를 위한 설비 투자나 인적 자원 강화가 아닌 비철강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폭발과 화재 같은 안전 문제와 대규모 이직이라는 사태가 발생하고, 장치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설비와 기술력, 인재까지 붕괴하며 미래는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소에 걸맞은 직원 처우 개선과 소득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노조는 포스코를 정상화해 다시 정상으로 설 수 있도록 행동하겠다"고 했다.
노사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건설 경기 불황, 중국산 철강재의 유입, 전기료 인상 등으로 올해 4분기 실적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매출은 9조4천790억 원, 영업이익은 4천38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 39.8% 감소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지난 19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지난 10일과 24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 파트너사협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재작년 냉천 범람 이후부터 현재까지 포항제철소 위기로 인해 파트너사들이 경영에 극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 1선재공장 폐쇄로 파트너사 가족들은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 포스코노조의 쟁의행위는 포스코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고객사들마저 떠나게 만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파트너사 직원들의 임금은 줄어들거나 고용이 불안해지며, 지역 경제는 악화돼 포항시민들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노조가 포스크와의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임금협상을 마무리 해 줄 것과 포스코 발전을 위한 파트너사, 용역사 직원들의 노력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행복한 포항을 만드는 사람들'(회장 박제서)을 포함한 7개 단체도 이날 노조 파업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 40여 개를 포항 일대에 설치했다. 임영숙 '행복한 포항을 만드는 사람들' 사무국장은 "포스코가 최근 잇따른 화재 사고와 경영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가 멈추면 포항경제도 멈추게 될 것"이라며 "포스코 노사가 대화를 통해 임금 협상을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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